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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30억 원 강하면 체육시설, 의회는 무엇을 했나

  • 이대규 기자
  • 입력 2026.08.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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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 의결 누락 지적하고도 원안 가결…7명 중 반대는 권수연 의원 1명
  • 전직 행정간부 출신 의원 2명 포함…“군민은 의원들에게 거수기 역할을 맡긴 것이 아니다”


양평군청 전경사진.JPG

양평군청,양평군의회 이미지 사진

양평=뉴시대환경저널|

양평군 강하면에서 추진된 30억원 규모 소규모 다목적 복합체육시설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양평군의회의 집행부 견제·감시 기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체육시설 건립 자체의 찬반이 아니다.

 

의회의 사전 의결이 필요한 사업이 의회 심의·의결 전에 상당 부분 진행됐고, 이 같은 절차상 문제가 의회 심사 과정에서 지적됐음에도 최종적으로 원안 가결됐다는 점이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최종 표결이다.

양평군의회 의원7명 가운데 권수연의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나머지 의원들은 찬성해 원안 가결됐다.

 

현재 양평군의회는 국민의힘 5명, 더불어민주당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이번 문제를 단순히 여야 정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각 의원이 군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 사업이 먼저, 의회 심의가 나중이었다.

 

문제가 된 사업은 강하면 운심리 일원의 소규모 다목적 복합체육시설 조성사업이다.

 

총사업비는 30억 원 규모다.

 

첨부 자료에 따르면 당초 15억 원 규모였던 사업이 30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2025년부터 사업이 추진돼 2026년 3월 공사에 들어간 뒤 2026년 7월에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의회에 제출된 것으로 정리돼 있다.

 

즉 시간 순서를 보면,

사업 추진 → 설계 → 공사 착공 → 상당 부분 사업 진행 → 의회 심의

라는 구조가 됐다.

 

정상적인 의회 견제 시스템이라면 뒤집혀야 할 순서다.

의회 사전 심의·의결 → 예산 및 사업 추진 → 집행

 

하지만 이번 사업에서는 의회의 심의권이 사실상 사후 승인 절차로 밀려난 셈이다.

 

의회의 역할은 집행부가 사업을 모두 결정하고 실행한 뒤 이를 추인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필요성과 예산·재산 관련 절차를 사전에 심사하고 문제가 있으면 제동을 거는 데 있다.

 

■ 문제를 확인한 뒤에도 원안 가결…왜?

 

여기서부터는 집행부뿐 아니라 양평군의회의 판단에 대해서도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첨부 자료에는 의회 심사 과정에서 사업의 의결 누락 경위와 재발방지 대책 등이 요구됐고, 그럼에도 관리계획안은 원안 가결된 것으로 정리돼 있다.

 

물론 의회가 사업을 가결했다고 해서 의원들이 절차상 문제까지 인정하거나 묵인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사업 자체가 군민에게 필요한 시설이라고 판단해 가결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로 각 의원이 어떤 근거로 찬성 또는 반대했는지 공개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군민들이 알고 싶은 것은 단순한 찬반 숫자가 아니다.

 

▲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는데도 왜 가결했는가?”

▲ “사업의 필요성이 절차상 문제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 “이미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어려웠던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 권수연 의원의 문제 제기, 회의록에 남았다.

 

이번 사안에서 분명히 확인되는 것은 권수연 의원이 사업 추진 과정의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는 사실이다.

 

자료에 따르면 권 의원은 사업비 30억 원과 의회 의결 누락 문제를 확인하고, 착공 이후 사업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하면서 절차상 문제와 책임 소재,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그리고 최종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 역시 권수연 의원 1명이었다.

 

이 부분은 정치적 평가가 아니라 의회 기록을 통해 확인되는 의정활동의 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 의원의 판단이 반드시 옳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언론의 역할은 아니다.

 

하지만 누가 문제를 제기했고, 누가 어떤 이유로 찬성 또는 반대했는지를 군민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 전직 양평군 행정간부 출신 의원 2명에게도 묻는다

 

이번 사안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양평군 행정 경험을 가진 의원들이 현재 의회에 있다는 점이다.

 

첨부 자료에 따르면 조근수 부의장은 전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소장 출신이며, 구문경 의원은 전 양평군청 문화복지국장 출신이다.

 

전직 공직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업에 대한 책임을 더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행정을 직접 경험한 의원이라면 집행부의 업무 과정과 행정절차를 살펴볼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군민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 “이 사업의 절차상 문제를 언제 알았는가?”

▲ “알게 된 이후 어떤 문제 제기를 했는가?”

▲ “30억 원 사업의 사전 의결 누락에 대해 어떤 판단을 했는가?”

▲ “원안 가결에 찬성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특정 의원을 공격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군민을 대표해 의회에 들어간 의원에게 의정활동의 근거를 묻는 것이다.

 

■ 기초의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감시와 견제’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초의원은 집행부의 모든 사업을 반대하라고 군민이 뽑은 것이 아니다.

반대로 집행부가 제출하는 사업에 찬성표만 던지라고 뽑은 것도 아니다.

 

예산을 심사하고, 조례를 심의하고, 집행부의 행정을 감시하고,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라고 뽑은 것이다.

 

특히 군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과 군민의 재산에 관한 사항이라면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첨부 자료 역시 기초의원의 역할을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 등을 통한 문제 확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사안에서 군민들이 의회에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왜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는가.”그리고“알게 된 뒤에는 왜 그렇게 결정했는가.”이다.

 

■ 군민은 ‘캄캄히 정치하라’고 의원을 뽑은 것이 아니다

의원들에게는 임기가 있다.

 

그러나 의정활동의 결과는 회의록과 표결 기록으로 남는다.

군민들이 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의회 의석을 채우라고 해서가 아니다.

 

▲ 감시하라고 뽑았다.

▲ 따져보라고 뽑았다.

▲ 집행부의 잘못을 발견하면 바로잡으라고 뽑았다.

▲ 군민의 세금과 재산을 지키라고 뽑았다.

▲ 그리고 무엇보다 군민에게 의정활동을 설명하라고 뽑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30억 원 사업은 양평군의회 7명의원 모두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 “의회가 집행부의 절차상 문제를 확인했다면, 의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사업이 이미 진행됐다는 이유로 의회의 사전 심의 기능이 사후 승인으로 바뀌어도 되는가?”

▲ “각 의원은 자신의 찬반 판단을 군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 ‘거수기 의회’라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의회가 사업을 가결했다고 해서 곧바로 ‘거수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절차상 문제가 제기된 사업을 원안 가결했다면, 의회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군민들도 의회의 판단을 평가할 수 있다.

 

정당 역시 본질이 아니다.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집행부에 무조건 찬성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고 무조건 반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정당보다 군민, 당론보다 의정활동, 정치적 유불리보다 행정의 적법성과 투명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 표결에서 권수연 의원이 반대했다는 사실 역시 정당 간 대결로 볼 것이 아니라 한 의원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의정활동의 기록으로 봐야 한다.

 

■ 이제 양평군의회가 답할 차례다.

 

이번 사안을 표결 한 번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향후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최소한 다음 사항은 다시 확인해야 한다.

 

▲ 15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사업비가 증가한 구체적인 과정

▲ 공유재산 관련 사전 의결이 누락된 정확한 경위

▲ 의회 의결 전에 집행된 예산 규모

▲ 설계용역·공사계약관계,착공 과정의 적정성

▲ 의회가 절차상 문제를 최초로 인지한 시점

▲ 책임 소재

▲ 재발방지 대책

▲ 원안 가결에 찬성한 의원들의 판단 근거

▲ 반대한 권수연 의원의 반대 사유

 

특히 마지막 두 항목은 중요하다.

찬성한 의원에게는 찬성의 이유를, 반대한 의원에게는 반대의 이유를 묻는 것이 공정한 의정활동 검증이다.

 

■ 양평군민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30억 원짜리 체육시설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양평군 행정의 내부통제 문제이면서 동시에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집행부가 행정을 집행한다면 의회는 그것을 감시해야 한다.

 

의회가 집행부와 같은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면 군민 입장에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에서 권수연 의원은 문제를 제기했고 최종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나머지 의원들은 원안 가결에 찬성했다.

이제 그 판단의 이유를 군민들이 물을 차례다.

군민은 의원들에게 “캄캄히 정치하라”고 표를 준 것이 아니다.

 

의원들에게 보라고 했다.

듣고, 묻고, 따지고, 바로잡으라고 했다.

 

양평군의회가 진정한 군민의 대의기관이라면 이번 사안을 정치적 공방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왜 이런 행정절차 누락이 발생했는지, 의회는 왜 사전에 이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문제를 확인한 뒤 왜 원안 가결했는지를 군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말이 아닌 회의록과 표결, 그리고 향후 행정사무감사 결과로 답해야 할 때다.

 

뉴시대환경저널은 향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강하면 복합체육시설 사업의 예산·행정절차·공사 추진 과정과 함께 양평군의회 의원들의 질의 및 후속 조치와 정보공개 자료를 확인 후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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