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단
검찰이 지자체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송치됐던 이민근 안산시장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개인의 무혐의 판단이 아니다. 경찰 수사의 출발과 전개, 그리고 판단 기준이 과연 공정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는 결과다.
이 사건은 애초부터 객관적 물증이 부재했다. 금품 전달을 입증할 직접 증거는 없었고, 제3자의 진술 외에 혐의를 뒷받침할 실체적 근거도 없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단체장을 피의자로 특정해 사건을 확대했고, 정치적 파급력이 큰 ‘기초단체장 송치’라는 장면을 만들었다. 결국 검찰 판단은 분명했다. 입증에 실패한 사건이 아니라, 애초에 입증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이었다는 점이다.
문제의 본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혐의 성립 가능성보다 의혹 제기 자체에 무게를 둔 수사, 정치적 갈등을 고소·고발로 전환하고 이를 수사의 출발점으로 삼는 구조가 그대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무혐의가 예정된 수사를 통해 정치적 부담을 안기는 방식은 법치주의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이 같은 수사 방식은 안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 내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다수당이 장악한 시의회를 중심으로 고소·고발이 제기되고, 이를 출발점으로 단체장을 겨냥한 수사가 전개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하은호 군포시장 사건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의회 고발을 계기로 진행된 수사에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혐의 성립을 둘러싼 중대한 법리적 다툼이 존재함을 사법부가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수사는 장기간 이어졌고, 행정은 위축됐으며 지역사회에는 불필요한 혼란만 남았다.
최근에는 형사 책임과 거리가 있는 행정 판단의 영역까지 수사로 확장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시정 홍보 현수막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 수사와 관련해, 민선7기 민주당 시장 시절 수립된 지침에 따른 통상적 행정행위를 문제 삼은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공개 반박했다. 동일한 기준이 시기와 인물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수사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민근 시장 불기소, 하은호 시장 영장 기각, 그리고 행정 판단을 둘러싼 용인 사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흐름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정치적 고소·고발이 수사의 출발점이 되고,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혐의 제기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구조가 정상적인가라는 물음이다.
수사권은 정의 실현을 위한 수단이지, 정치적 공방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아니다. 입증 가능성보다 정치적 효과를 앞세운 수사는 결국 무혐의와 사법적 제동으로 끝나고, 그 과정에서 훼손되는 것은 개인의 명예와 행정의 안정성, 그리고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다.
이번 불기소 처분은 분명한 경고다. 수사기관은 정치적 갈등이 무분별한 고소·고발의 형태로 제기됐을 때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사의 출발점으로 삼아온 관행부터 돌아봐야 한다. 의혹을 키우는 수사가 아니라, 증거로 말하는 수사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편향 수사’라는 비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야당 단체장을 향한 수사가 반복적으로 무혐의와 사법적 제동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송치가 아니라, 수사권 행사 전반에 대한 절제와 책임 있는 자기 점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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