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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의 양평군 징계 칼날,‘사람’을 치기보다‘시스템’을 수술해야

  • 이대규 기자
  • 입력 2026.05.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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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주 칼럼]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양평군 개발행위허가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가 지역 사회에 미친 파장이 매섭다. 전·현직 공무원 25명에 대한 무더기 징계 요구와 사업자 고발이라는 수치는 양평군 행정 신뢰도에 깊은 자상을 남겼다. 하지만 분노에 앞서 냉정하게 짚어야 할 본질이 있다.

 

이번 사태가 개별 공직자의 단순한 일탈인지, 아니면 낡은 행정 시스템이 예고한 구조적 비극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덫, 실무자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인허가 업무는 법령 해석의 모호함과 현장의 특수성이 늘 충돌하는 고위험 영역이다. 그간 양평군 행정은 정교한 매뉴얼보다는 순환보직 체제 아래 전임자의 관행에 의존해 온 측면이 크다.

 

전문성을 쌓을 시간도 없이 복잡한 인허가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가 전임자의 방식을 답습하다 징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구조는 분명 비정상적이다. 고의적 비리는 엄단해야 마땅하나, 제도적 취약성 속에서 소신껏 일하다 해석의 차이로 책임을 지게 된 공직자가 있다면 이는 개인의 희생이 아닌 ‘제도의 폭력’에 가깝다.

 

‘복지부동’의 유혹 끊어낼 조직적 보호막이 시급하다

이번 감사 결과로 양평군 공직사회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열심히 일하면 징계받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패배주의적 인식이 확산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위기다. 이는 결국 행정 서비스 질 저하와 지역 발전의 정체로 이어진다.

 

양평군은 징계 대상자에게 엄밀한 소명 기회를 보장하고, 적극 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는 폭넓은 면책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억울한 사례가 없도록 군 차원의 법률 지원과 재심의 청구를 적극 도와, 공직자들이 다시 군민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행정 대전환을 위한 3대 정책 과제

이번 시련을 행정 시스템 혁신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 과제를 제언한다.

인허가 전문관 제도 도입이다. 잦은 순환보직을 지양하고, 전문 지식을 갖춘 공무원이 장기간 업무를 맡아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및 표준 매뉴얼 수립도 필요하다. 규정의 모호함을 정비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작해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조직적 보호 시스템 구축이다. 인허가 과정의 악성 민원과 법적 분쟁으로부터 담당 공무원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양평의 자산은 결국 ‘사람’이다

공직자는 양평의 미래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핵심 자산이다. 감사원의 칼날이 두려워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이 위축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양평군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양평군은 이번 결과를 자성의 기회로 삼되, 잘못된 시스템은 과감히 수술하고 묵묵히 일해온 공무원들에게는 다시 뛸 용기를 주어야 한다. 징계보다 행정 개선이 먼저다. 투명하고 전문적인 시스템 위에서 공직자가 소신을 가질 때, 비로소 양평군은 군민에게 신뢰받는 건강한 자치단체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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