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늘고, 업무 집중도는 올라갔어요”근무시간 줄어도 생산성 올라 … 경기도 주 4.5일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 김선희 기자
  • 입력 2025.12.07 11:12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니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올 때 함께 집에 갈 수 있어요. 와이프도 제가 제시간에 오지 않으면 전화가 올 정도죠.”

㈜인씨스에서 11년째 근무 중인 황희훈 수석(보안솔루션사업본부)은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후 달라진 일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보안 검색 장비 전문기업 ㈜인씨스(대표 남현식)는 2009년 설립 이후 17년간 ‘사람 중심’ 경영을 실천해 왔다. 회사명의 ‘인(人)’도 사람을 뜻한다. 공항이나 항만의 보안 검색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로 시작해, 현재는 SK하이닉스· 삼성·LG 등 반도체 기업의 정보보호용 엑스레이 검색기를 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만 약 900대의 장비를 설치했다.

남현식 대표는 “장비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며 “젊은 직원들의 주거문제를 돕기 위해 대출도 상당 부분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전 신사옥 건립 당시에도 부지 매입부터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주차공간 확보, 업무공간 배치 등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동종업계 대비 이직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는 이번 시범사업 참여 전부터 자체적으로 탄력근무제를 운영해왔다. 남 대표는 “직원이 ‘경기도에서 주 4.5일제 사업에 참여할 회사를 모집하는데, 조금만 조정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러 방식을 검토한 끝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5시, 금요일은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주 35시간제’를 선택했다.

남 대표는 “금요일 반일제도 고려했지만, 협력업체나 거래처와의 연락에 공백이 생길 수 있어 우리 기업에 맞는 형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우리만 일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가끔 ‘금요일 오후에 전화를 안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다행히 요즘은 ‘저 회사는 주 4.5일제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희훈 수석은 제도 초기 직원들의 반응을 솔직하게 전했다. “처음 3주 정도는 ‘진짜 가도 되나?’ 하며 다들 눈치를 봤다. 그런데 대표님이 ‘어서들 가라’고 하시면서 지금은 금요일 오후 2시 40~50분이면 자연스럽게 퇴근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5시 퇴근으로 가족과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금요일 오후 3시 퇴근으로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혼 직원들은 동호회 활동이나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운동을 하거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결혼한 직원들의 배우자 만족도도 높다. 남 대표는 “특히 결혼한 남자 직원들의 부인들이 상당히 좋아한다”며 웃었다.

긍정적 효과는 또 있다. 업무 능률이 높아진 것이다. 황 수석은 “근무시간이 줄었으니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마쳐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며 “업무 집중 시간을 따로 운영하면서 효율성이 더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남 대표 역시 “직원들의 업무 능률이 확실히 올랐다”며 “시간이 줄어도 주어진 시간에 더 집중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직원들이 행복해하는 것 자체가 회사의 긍정적 효과”라고 평가했다.

금요일 회식 문화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남 대표는 “예전에는 금요일 저녁 약속을 5~6번 갈 것을 1~2번만 가게 되고, 아예 안 가는 경우도 생겼다”며 “금요일 3시 퇴근이 오히려 불필요한 회식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 수석도 “예전에는 금요일 회식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며 “즉흥적인 퇴근 후 약속은 곤란할 때가 있었는데 그런 고민이 줄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제도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엔 겁이 난다. 근무시간이 줄어드는데 급여를 줄일 수도 없고, 다른 업체들이 어떻게 볼까, 걱정도 됐다. 특히 금요일 외근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 직원들도 저도 거기에 맞춰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행복해하니 회사 분위기도 좋아졌다.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주 4.5일제 시범사업은 노동자들의 일·생활 균형과 건강한 일터 조성, 중소기업의 채용 경쟁력 강화 및 인력난 해소를 위해 올해 시작된 사업이다. 기업이 노사 합의를 통해 ▲주 4.5일제 ▲주 35시간제 또는 36시간제 ▲격주 주4일제 ▲혼합형 중 하나를 선택해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신청 대상은 주 4.5일제 도입을 희망하는 300인 미만 중소·중견기업으로, 경기도 내에 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 원(주 5시간 단축 기준)의 임금 보전 장려금을 지원한다. 기업당 최대 2천만 원 한도에서 업무 프로세스·공정 개선 컨설팅, 근태관리시스템 구축 지원 등 생산성 향상 지원도 제공된다.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은 10월 31일 기준 총 107개 기업(민간 106개, 공공 1개. 3,050명의 노동자)이 참여하고 있다. 

ⓒ 뉴시대환경저널 & miraeeco.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기획취재] 30억 원 강하면 체육시설, 의회는 무엇을 했나
  • 양평군 홍보비, 일부 업체에 집중…“기여도·실적 평가”라는데 평가기준은 어디에?
  • [환경기획] 국지도 88호선 교평~세월간 선형개량공사, 현장 환경교육 실시
  • [환경기획] “한전 발주 전력구 현장 (주)두산건설,환경교육 지속…탄소중립 이어 물환경 교육”
  • 정보공개로 확인된 ‘환경관리비’ 기준…점동지구 과태료 조치 여부 주목
  • [후속보도] 여주시민회관 환경관리비 2,357만원…“직접공사비를 환경관리비로 돌렸나”
  • 환경기획3] 녹조 우려 저수지, 농어촌공사는 어떻게 관리하나?
  • 점동지구 환경관리 질의에 여주·이천지사 공식 답변…“모든 일은 내가 책임진다”던 농어촌공사…
  • 여주시 시민회관 건립공사, 환경관리비 사용계획서 부적정 논란…
  • [환경기획2] 한국농어촌공사 발주 점동지구 공사현장, 폐기물·자재 관리 부실 논란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가족과 보내는 시간 늘고, 업무 집중도는 올라갔어요”근무시간 줄어도 생산성 올라 … 경기도 주 4.5일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